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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청년의 노후 및 연금에 대한 인식 조사연구

 

 

* 연구자 : 주수정, 신성희, 이재훈, 구창우, 정새롬, 한겨레

 

 

 

<머리글>

 

최근 들어 세대 갈등이 과거보다 중요한 사회갈등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2017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세대 갈등이 심하다라는 응답이 2년 전 56%에서 62%로 높아졌다. 오죽하면 세대 전쟁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세대 갈등의 원인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흔히 생활이나 사고방식의 차이에 따른 세대 간의 문화적 갈등 정도로 여겨지던 것과 달리, 보다 다양한 사회적 쟁점들 사이를 종횡하며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세대 갈등을 단순히 인구학적 변동이나 급속한 사회 변화에 따른 자연스럽거나 불가피한 현상으로 받아들이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때로는 계급이나 계층, 성이나 이념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갈등을 마치 세대 간의 문제인양 둔갑시키거나 은폐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러한 갈등을 정치적으로 조장하기도 한다. 지난 박근혜 정부 당시, 정년연장과 임금피크, 성과퇴출제가 청년실업 문제의 해법인양 제기됐다. 굵직한 노동 쟁점들을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세대 간 배분 문제로 탈바꿈시키면서 세대 갈등을 부추긴 것이다.

이러한 세대 간 갈등 조장이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것이 바로 연금제도이다. 세대 간 부양을 핵심 원리로 하는 국민연금제도는 오히려 후세대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어왔다. 2060년엔 국민연금기금이 고갈되기 때문에 늘어나는 노인인구를 부양하려면 미래세대의 부담이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연애, 결혼, 출산뿐 아니라 인간관계와 내 집 마련 그리고 꿈과 희망마저 포기하기를 강요받아 ‘7포 세대라 불리는 우리 사회 청년들이 노인세대가 될 즈음엔 미래세대에게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존재가 되는 셈이다. 사회적 부양이라는 암묵적 계약인 국민연금제도의 세대 간 연대가 기여 대비 급여라는 협소한 수리적 형평성 논리로 재단되면서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기대수명이 늘어나 노인인구가 많아지면 자연스레 지출해야할 부양비용의 총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핵심은 그 비용을 개인이나 가족이 알아서 부담할 것인지, 아니면 사회적으로 어떻게 함께 부담할 것인지의 문제다. 결국은 제도에 대한 신뢰 문제이며, 이것이 전제됐을 때만이 소위 재정적 지속가능성 또한 담보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청년들은 국민연금에 대해, 그리고 본인의 노후준비나 부모부양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이하 연금행동)은 청년들이 국민연금과 노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두 가지 기획사업을 진행했다. 먼저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와 공동으로 또래 청년들이 나의 노후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통해 연금과 노후에 대해 서로 이야기 나누는 어쩌다 노인청년 집담회(91, 카페 허그인)를 개최했다. 그리고 두 번째가 본 보고서에서 담고 있는 청년들의 인식조사 연구이다.

본 연구는 많은 이들의 지원과 노력을 통해 이뤄졌다. 먼저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의 재정 후원이 없었다면 시작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국민연금 강화와 신뢰회복을 위한 일이라면 언제나 앞장서는 국민연금지부 최경진 지부장을 비롯한 집행부, 그리고 국민연금 노동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또한 주은선 교수님은 설문지를 꼼꼼히 검토해 많은 조언을 해주셨고, 이밖에 구창우 연금행동 사무국장, 김시연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운영위원장, 김정목 한국노총 차장 등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다. 특히 바쁜 학업일정 중에도, 신성희, 주수정 박사과정 연구진은 조사부터 집필까지 연구전반을 수행했으며, 정새롬, 한겨레 석사과정생도 연구에 참여해 함께 했다.

청년의 입장에서 본다면, 노후나 연금은 당장 중요하거나 시급한 삶의 문제는 아니다. 무거운 현실을 힘겹게 지탱하며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에게 이런 고민까지 던지는 것이 어쩌면 가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대 간 연대를 이루기 위한 실마리는 가장 이른 미래세대인 청년들의 인식을 제대로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출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국민연금제도의 신뢰회복을 위한 단초를 찾고, 필요한 사회적 과제를 도출하는 데 조금이나마 의미 있는 연구가 됐기를 바란다.

 

 

201711월 연구진을 대신해

이재훈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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