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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29일 제8차전력수급기본계획이 확정·발표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핵로드맵과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의지가 확고했던 만큼 제8차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한 기대도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존 에너지 정책을 넘어,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내용이 구체화되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역대 보수정권들이 추진해온 시장화·민영화 정책은 이미 에너지 산업 전반을 왜곡시켜 놓았으며,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는 저항 세력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시장과의 타협이 아닌, 에너지 산업의 공적재편을 선택해야

: 에너지 전환 정책 평가와 제언

 

 

송유나(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제대로 된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정책적 방향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1) 기저전원에 대한 근본적 인식 변화 2) 전력거래제도 재편 및 규제와 시장의 분리 3) 공기업 –한전과 발전공기업 및 가스공사 등- 의 공공적 역할 강화와 협력을 통한 공적 에너지 전환 정책 수립 4) 재생에너지 시장에 대한 보호·지원과 동시에 시장의 성격·주체에 대한 규제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전제하에 에너지 전환을 위한 당면 과제로 몇 가지 정책적 방향을 제안하고자한다.

 

첫째, 풍력·태양광의 백업전원으로서 LNG 발전을 지정 혹은 특정하여 기저전원으로 명시해야 한다. 한국은 전력계통 측면에서 고립된 국가이기 때문에 유럽과 북미 등과 같이 신재생 확대와 유동성에 따른 거래가 불가능함. 한국은 수력과 양수발전 확대가 환경적 측면에서도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설비용량이 충분히 성숙된 LNG발전이 보다 적합할 수밖에 없다. 이 때 태양광과 풍력이 확대되는 지역적 특성에 맞게 LNG 발전소를 지정하여 신재생에너지를 보완해나가야만 한다. 이럴 경우에만이 재생에너지와 LNG 발전은 기저발전으로서 충분히 기능할 수 있다. (주. 기전전원 : 전력의 기저부하를 공급하는 발전원을 말하며, 한국에서는 원자력, 석탄발전이 담당하고 있다. 기저부하는 전체 전력부하 중 24시간 또는 일정 시간 동안에 계속적으로 걸리는 부하 수준을 말한다.)

 

둘째, 기저전원으로 지정되는 LNG 발전을 발전공기업들의 발전소로 지정해야 한다. 신재생에너지의 백업전원으로 지정된 LNG 발전은 수익과 별개로, 공급과 중단, 출력 증감 등을 조절해야만 하기 때문에 이 경우 전력거래소에서의 입찰 또는 시장가격 적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정부의 최근 구상과 같이 용량요금 등의 보상 정책을 생각해 볼 수도 있겠으나, 이는 에너지 전환의 비용만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발전공기업들이 소유한 LNG 발전을 지정할 경우, 대체적인 제도적 보완과 비용처리가 훨씬 용이하다. 그 동안 이들 공기업들은 공공성·에너지 전환에 기여하기보다 수익 중심으로 운영돼 온 것이 사실이다. 향후에는 에너지 전환을 위해 공공적 역할이라는 본연의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 이들 에너지 공기업들의 협력 하에 수익을 조절·조정하여 에너지 전환 비용을 공적으로 감당해야 하며,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은 충분한 조건이다.

 

셋째, 천연가스 도입·도매 공공성을 강화할 때만이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LNG 발전의 사회적 역할이 가능하다. 직수입 확대는 LNG 발전의 공공적 역할과 도시가스 난방공공성 양자를 깨뜨릴 수밖에 없다. 기저전원으로 지정된 LNG 발전의 장기물량, 에너지 전환의 가교로서 천연가스 발전의 중·단기 역할, 도시가스 난방 공공성 모두를 고려하여, 도입·도매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 나아가 지역독점 민간기업으로 존재하는 소매도시가스 전반의 공공적 소유·운영까지 고민해나가야 한다. 물론 화석에너지인 LNG 발전 역시 장기적 측면에서는 점진적 퇴각까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며, 이를 포함하여 에너지 공기업 전반의 합리적 재편 논의를 지금부터 시작해나가야 한다.

 

넷째, 에너지와 관련한 지자체의 역할 강화와 에너지공기업과의 협력 및 연계가 필요하다. 태양광과 풍력 등은 자연에너지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입지 조건이 중요하며, 주민들의 전력 및 난방 자립과 동시에 기존 발전소 편중 등에서의 탈피 등 제반 문제를 함께 고려해나가야 한다. 지자체와 한전, 발전공기업, 가스공사, 지역난방공사 등 공기업들이 각 지자체에 맞는 에너지 전환 기획을 공동으로 수립하고 투자와 소 유·운영 전반에서 공공적 체계를 협치해 나가야 한다.

 

에너지 전환의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한전과 발전공기업 간 전력 거래제도 자체를 없애는 일이며, 발전회사들을 6개사로·전원별로 나뉘어 쪼개놓고 경쟁하는 체제 자체를 변화시키는 일이다. 즉 시장과 이에 기생하여 존재 이유를 잃어버린 에너지 공기업들의 체제 자체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에너지 전환을 위한 밑그림은 보다 선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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