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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원전 종주국의 위상 변화, 원전 주도 기업의 국내외적 지위 변화, 원전산업의 경제성 하락 등으로 인해 현재 세계 원자력 산업은 타국, 타대륙으로의 수출 경쟁이 격화되고 있음. 향후 세계 원전 지도는 동유럽 일부와 아시아 권역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측됨.

 

성장 일로에 있다고 보이는 한국 원자력 산업은 사실상 심각한 내외적 도전에 직면해 있음. 이러한 조건에서 무엇보다 안전을 중심으로 운영해야 할 한국의 원자력 공기업들의 전략적 목표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임. 한국의 원자력발전이 국가 네임파워를 위한 수출대상인지, 건설과 제조업 등 산업 육성을 위한 디딤돌에 불과한지 고민해야 할 것임. 현재 공기업인 한수원 등은 신규 건설과 함께 폐로 수출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이 되고 있으나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이 적절하다고 판단할 수 없음.

 

 

한국의 원자력 발전은 한전원자력연료, 한국전력기술,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PS 4개 공기업이 연료생산-설계- 발전소운영-유지보수 등 전 과정에서 밀접한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있음 그렇지만 한국전력기술이 담당하는 설계에 대한 민간개방, 한전KPS의 유지·보수 분야에 대한 민영화 정책이 추진되고 있음. 민간자본이 건설전반과 기기 제조 분야를 잠식하고 있는 조건에서 주요 설계, 원전 시운전 및 각종 업무의 개방 및 아웃소싱이 확대된다면 원자력발전소 하나하나의 민간 운영까지 충분히 가능하게 될 것임. 정부가 검토해 온 그리고 추진 가능성이 큰 주식개방 등 한수원의 구조개편·민간진입 정책이 확대된다면, 원자력발전소는 얼마 지나지 않아 화력발전의 현재와 같이 민영화되어가는 것으로 간주해도 무방함. 민간기업들은 원전의 안전한 운영, 폐로와 핵폐기물에 대한 처분과 관리를 결코 고민하지 않음. 오로지 수익 확대를 위해 가동률을 높이고 판매량만을 늘리기 위해 주력할 것임. 비용절감을 위해 원전의 안전한 관리를 위한 설비투자를 미룰 것이며, 무분별한 하청을 통해 노동비용을 줄이는데 목표를 둘 것임. 신규원전, 수출, 폐로 모두가 민간기업들 입장에서 진입 대상 시장이라는 점은 본 보고서를 통해 충분히 살펴보고 있음.

 

 

원자력만을 중심으로 한 조직이 한국의 장기에너지 전략 수립 지속가능성, 에너지 Security, 에너지 MIX, 공급안전성, 정치적 정당성 등- 에 과연 적합한지, 긍정적 기능을 할 수 있을지 근본적으로 검토해야만 할 시점이 도래했음. 한국 정부는 전력산업 구조개편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전력산업 재통합 혹은 공공적 재편에 대해 부정으로 일관해 왔음. 오히려 실패를 감추기 위해 경쟁도입과는 무관한 수익조정과 관료적·병영적 지배를 강화해 왔음. 한수원, 한전KPS,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등에 대한 반공공적·친시장적 지배·관리 정책은 현재 공공성을 역행하며 원자력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위협하고 있음.

 

 

원자력 정책은 전력산업 정책의 한 부분일 뿐 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전력정책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을 주지해야 할 것임. 에너지 공급안정성, Security, 지속가능성, 공공성, 정치적 정당성의 확보 모두 한국의 중장기적 에너지 정책 전반과 호흡할 때만이 유의미할 것임. 전력산업 전반이 공공적으로 재편될 때만이 원자력을 포함한 전력산업 전반의 공공성과 안전성이 담보될 수 있을 것임.

 

 

원전 종사자·노동조합의 주체적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함. 원전의 위험성에 누구보다 노출된 것이 노동자들이며, 그 위험성을 방어하고 있는 것 역시 노동자들임. 현재와 같이 원자력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전 종사자들이 보다 근본적 고민을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종사자들 본인의 노동권과 안전을 위협하게 될 것임. 원전 지역주민들, 반핵·탈핵 시민들과 오히려 소통하고 공감하며 원전 운영의 실정을 알려나가야 할 주인은 원전 노동자들임. 무엇보다 스스로의 안전과 노동권을 위해 지역주민과 시민 그리고 의견그룹들을 만나고 소통해야 할 것임.

 

 

원전 관련 공기업들은 공기업으로서의 자기 위상에 걸맞는 정책을 고민하고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임. 정부 정책을 일방적으로 대리하고 관철시키는 위치에서 이제 벗어나야 할 것임. 노동자·노동조합과 함께 지역주민, 의견그룹들과 함께 오히려 원전의 안전성·공공성을 사수하고 확장시켜나가는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어야만 할 것임.

 

<연구진>

송유나 |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김수진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진상현 | 경북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타카노사토시 경북대학교 행정학과

이헌석 |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류승민 한신대학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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