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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과 노동의 변화, 그리고 노동조합의 대응방향

 

 

김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 기술혁신이 이루어지고 또 그러한 기술이 적용되어 확산되는 과정은 여전히 기술결정론적 관점을 바탕으로 소수 전문가, 기술관료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정작 신기술로 인해 커다란 영향을 받는 노동자와 시민들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촛불항쟁을 계기로 민주주의의 ‘심화’와 더불어 ‘영역 확장’에 대한 요구 역시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민주주의’는 유독 뒤처지고 있다. 이에 이 글에서는 노동의 시각에서 4차 산업혁명을 둘러싼 논의들을 어떻게 파악하고 대응을 모색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다.

 

○ 4차 산업혁명 담론의 등장 배경은 브렉시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 반세계화 경향의 확산이며, 그 실질적인 내용은 정부와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자본의 시장 확대 및 창출 요구라 볼 수 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현재까지 '규제'로 인해 본격적으로 시장화 되지 못한 상품과 서비스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 4차 산업혁명 진전에 따른 한국사회의 일자리 변화를 둘러싼 국내 논의들은 상반된 전망의 혼재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따라 플랫폼 노동 등이 확산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이미 상당 수준 유연화된 한국 노동시장이 더더욱 유동적으로 변화할 것임을 의미한다. 그러나 노동권은 물론 노동시장에서의 최소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훈련 및 고용서비스 제공 등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이 부재하다는 점은 크게 우려된다.

 

○ 노동조합의 대응방향은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규제완화 논리 및 시도에 대한 대응이 핵심이다. 광주형 일자리 사례가 그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 양질의 혁신적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시도는 임금억제를 통한 투자유치로 변질되었고, 혁신을 상징하던 ‘전기자동차’는 언제 구조조정 대상이 될지 모르는 ‘경차’가 되었다.
   둘째, 바람직한 모델로 여겨지는 독일 등의 사례에 관한 논의들을 보다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 독일이 전제로 하고 있는 보다 대등한 사회적 대화의 전통, 산별교섭, 공동결정  등의 요소를 모두 결여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모델을 그대로 가져오면 노동 측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결과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 국내 논의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독일의 기존 모델이 한국과 어떤 점들이 다른지, 즉 출발점의 차이를 명확히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셋째, 노동조합은 새로운 자기 역할규정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새로운 노동형태에 대한 노동권 보장 요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내세운다면, 조직확대로 이어질 수 있음은 물론, 사회적 대표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진보적인 사회변화를 노동조합이 주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