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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2018), "미국의 최저임금 현황과 인상 효과",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사회공공연구원 정책보고서 20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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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최저임금 현황과 인상 효과

 

이 재 훈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민주노총 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기존의 최저임금 인상 논쟁이 적정성의 기준과 수준을 둘러싼 인상률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최저임금 산업범위 확대에 따른 인상의 실효성뿐 아니라, 고용에 미치는 영향까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 714일 결정된 2019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공약의 사실상 무산, 나아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정책기조마저 흔들리는 것 아닌지에 대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이 글에서는 잠시 눈을 돌려 미국의 최저임금 상황을 살펴본다. 미국 또한 저임금과 임금불평등 문제가 심각하다. 하지만 2012‘15달러를 위한 투쟁을 계기로 최저임금 인상이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 주목받았고, 실제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가장 큰 쟁점 중 하나였다. 특히 뉴욕과 시애틀, 캘리포니아 주에서 최저임금을 15달러까지 인상키로 결정하면서 한국과 마찬가지로 뜨거운 논란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의 최저임금 인상 흐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최저임금 인상이 과연 저임금 노동자에게 얼마나 효과적이었고,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까. 이를 살펴보기 위해 이 글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한다.

먼저 미국의 최저임금 현황을 연방정부, 각 주 정부, 그리고 시와 카운티 순으로 살펴본다. 미국의 특징 중 하나인 팁 노동자에 대한 별도의 최저임금도 포함한다.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 효과에 대한 이론적 논쟁을 개괄적으로 살펴본 후, 실제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와 영향을 보기 위해 각 주별 최저임금을 빈곤선, 중위임금과 평균임금과 비교해본다. 또한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 미국 노동부의 각종 자료를 통해 최저임금 노동자의 비중이 높은 음식업 및 주점, 편의점 등의 고용자 수, 노동시간, 업체 수 및 폐업 수 등을 살펴본다

 

 

1) 정리

 

첫째, 미국의 연방 최저임금은 현재 7.25달러로 8년째 동결 상태다. 생산성 증가는 고사하고, 물가인상조차 반영하지 못하면서 최저임금의 실질적인 구매력은 많이 하락했다. 단신 가구의 빈곤선(poverty Thresholds)과 비교하면 2011131.3%수준이었으나, 2017118.3%까지 낮아졌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전일제로 일을 해도, 차상위계층을 벗어나지 못하는 셈이다.

둘째, 그러나 29개 주와 워싱턴DC는 연방 최저임금보다 높은 주 정부 자체의 최저임금을 갖고 있다. 특히 워싱턴DC2020, 캘리포니아 주는 2022년까지 최저임금을 15달러까지 인상할 계획이다. 오리건, 워싱턴, 메인, 콜로라도, 애리조나 등도 단계적인 인상계획을 갖고 있다. 게다가 10개 주 44개의 시와 카운티는 주 정부 최저임금보다 높은 별도의 생활임금 규정을 두고 있다. 얼마 전 71일부터 2개 주와 워싱턴DC, 15개 시와 카운티에서 계획에 따라 최저임금이 올랐다.

셋째, 연방 최저임금을 초과하는 주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평균 비중은 48.9%로 최저임금 이하인 주의 평균 40.2%보다 8.7%p 높았다. 평균임금 대비로 보더라도, 연방 최저임금을 초과하는 주는 평균 37.6%, 연방 최저임금 이하인 주는 31.3%로 낮았다.

넷째, 최저임금 인상은 임금격차 해소 효과가 있다. 2013~2017년 최저임금을 인상한 주의 최하위 계층(10분위) 노동자의 임금이 5.2% 상승했으나, 인상하지 않은 주는 2.2%만 올랐다. 특히 여성노동자의 임금상승률은 6.4배의 차이가 나타났다. 실제 연방 최저임금보다 높은 30개주와 연방 최저임금 이하의 20개 주를 나눠서 최저임금 노동자 비중이 높은 음식준비 및 서빙 업종판매업노동자를 살펴봤다. 하위 10% 노동자의 평균임금, 그리고 상위 10%와의 임금격차를 비교했을 때 최저임금을 인상한 주는 임금향상과 임금격차 해소에 긍정적인 차이나 나타났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의 파급효과까지 감안하면 이러한 효과는 더욱 크다.

다섯째,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분배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각 주별 최저임금을 가구 규모별 빈곤기준선(poverty guideline)과 비교했을 때, 연방 최저임금 이하의 16개 주를 포함해 18개 주가 2인 가구 빈곤기준선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을 지속적으로 인상한 주 가운데 14개 주는 2인 가구~3인 가구 빈곤선, 16개주는 3인 가구 빈곤선보다 높았으며, 워싱턴DC4인 가구 빈곤선보다도 높게 나타났다.

여섯째, 연방 최저임금을 15달러까지 인상했을 경우, 41.5만 명의 노동자가 직접적인 혜택을 받고, 22.8백만 명이 간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는 가구는 연 가구소득 5만 달러 이하가 55.1%(75천 달러 미만 74.3%)로 대부분 소득이 낮은 가구들이다.

일곱째, 장기적인 고용과 실업지표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 영향은 없다. 최저임금 노동자의 비중이 높은 음식점 및 주점, 편의점의 경우 고용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다가 2008년 경제위기 당시 주춤하긴 했으나 이후 다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주간 노동시간의 경우 10년 전에 비해 다소 늘어났고, 시간 당 평균임금 역시 음식점 및 주점은 29.1%, 편의점은 17.8% 증가했다. 지난 20년 간 음식점 및 주점의 폐업으로 인한 일자리 상실 규모는 2017173천개로 전년 대비 18,250개 높아졌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시기에 일자리 상실 규모가 더 낮았다는 점, 최저임금 인상 여부와 상관없이 매년 145천 개 이상의 일자리가 폐업으로 없어져 왔다는 점, 신규개입으로 인한 일자리 증가를 고려하면 오히려 일자리 총량은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저임금의 영향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2001년부터 2018년 기간 동안 모든 주의 음식점 및 주점의 업체 수와 고용자 수를 살펴봤는데, 경기변동의 영향은 일부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여부와 상관없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덟째, 노동조합의 조직률이 높을수록 최저임금 또한 높아지는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201710.7%(민간부문 6.5%)에 불과하다. 미국의 높은 임금 불평등과 저임금은 성별, 인종별, 노조가입 여부에 따라 구조화된 차별을 반영하고 있다. 노조에 가입한 백인 남성은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못한) 흑인 여성에 비해 임금이 평균 1.8배 높다. 그러나 SEIU 등의 노동조합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지원과 연대, 이주여성 노동자의 조직화사업과 결합하면서, 전반적이고 지속적인 조합원 감소 추세와는 다르게 흑인, 히스패닉 및 라틴계 노동자, 업종별로는 보건의료, 교육, 복지, 서비스부문의 노조 가입은 최근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2)  시사점

 

첫째, 미국은 OECD 국가 내에서도 임금 불평등과 저임금 문제가 심각하다. ‘15달러를 위한 투쟁을 포함해 각 주 및 시와 카운티 별 최저임금 인상 흐름은 이러한 임금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제도적 결과이다. 일부에서 미국 최저임금 제도의 단편적인 특징만을 부각해 유의미한 사례로 언급하는 것은 부적합하며, 오히려 미국 최저임금의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최저임금 인상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재계의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 주장은 일일 생활권에 기초한 한국의 조건에 적합하지 않고, 업종 간 객관적 분류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주 정부나 시와 카운티의 별도 최저임금 적용 역시 일반적으로 연방 최저임금보다 낮게 설정되지 않는다.

둘째, 미국의 연방 최저임금 이하에 해당하는 노동자는 2017년 기준 전체 시급노동자 8천만 명 가운데 2.3%(1824천 명)에 불과하지만 한국은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기준 13.9%(241.8만 명)에 이른다. 즉 미국의 연방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최저임금으로서의 역할을 하지만, 한국의 최저임금은 저임금노동자들의 최고임금이 되는 셈이다.

셋째, 미국의 최저임금 인상 결과, 임금격차 해소 및 소득분배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명확하다. 반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효과에 대해서는 학계 및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논란 중이긴 하나, 고용 및 실업지표, 노동시간, 음식점 및 주점 등의 업체 수와 폐업, 고용 및 해고 추이 등을 살펴봤을 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고용 및 경제상황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찾아보기 어렵다. 무인화, 자동화 등 자본집약적인 방식으로의 대체를 통한 고용감소는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으나, 아직까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넷째, 미국의 최저임금 인상은 한국과 달리 법 개정을 통한 의회결정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정치적 상황에 따라 좌우되기 쉽고, 결정과정에서 당사자 참여가 제도적으로 배제되는 한계가 있다. 일부 주에서는 물가 연동 인상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실질적인 물가상승 조차 반영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셈이다. 그에 비하면 한국은 제도적으로 독립성과 당사자 참여가 보장되어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긴 하나 최근 국회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나 최저임금 결정 이전에 부총리의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정적 영향 발언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완전한 자율성과 결정권을 부여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다섯째, 최저임금 산입 확대에 따른 사용자들의 편법적인 대응이 우려된다. 미국의 경우 상여금 및 시간외 수당 등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지 않고 기본 시급만 적용된다. 그러나 일명 오바마 케어가 의무 적용되지 않는 5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사용자들이 부가급여 형태로 제공되던 의료보험을 축소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한국의 경우 역시 사회보험 가입 기피뿐 아니라, 기본급 대신 상여나 수당 등을 통해 임금체계를 더욱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심각한 저임금과 임금 불평등 문제는 곧 노동조합의 실리적 조합주의라는 전략적 노선과 기업별 교섭구조, 백인 남성 중심의 배타적 편향, 서비스산업 등에 대한 미온적 대응 등의 한계를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한국의 노동운동이 반면교사로 삼아, 저임금노동자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과 조직화 사업을 더욱 강화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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