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일본 철도의 외주화 현황과 문제점

- JR 3사 사례를 중심으로 -

 

김직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일본에서는 시설, 영업, 차량 등 부문간 유기적인 수평적 협력이 필요한 철도사업 부문에서, 분사화 형태의 외주화를 통한 수평분업 심화가 이루어지고 있음. 따라서 본 연구는 일본의 사례를 통해 철도사업 부문 외주화의 문제점들을 불법파견 문제, 고용 및 노동조건 악화, 숙련공백으로 인한 기술력 저하, 대형사고 발생과 같은 안전위협의 증대, 사고대응 부실화 등에 다른 시민불편 증대의 다섯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함.

 

<요 약>

 

○ JR동일본은 외주업체와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나, 외주업체 측에 업무수행에 필요한 시설, 장비, 비품, 기구, 원자재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외주업체는 사실상 노동력만을 제공하고 있어 위장청부, 즉 불법파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음.

 

○ JR각사는 본사 인력규모를 줄이는 동시에 자회사를 중심으로 직접고용 및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늘려 왔음. 한편, 본사 관리자 출신 퇴직자들이 늘어나면서 낙하산 인사로 인해 외주업체의 임원 및 간부층은 증가하는 반면, 현장 인력은 부족하게 됨. 이로 인해 외주업체들 또한 2차 하청업체에 비용을 전가하면서 현장 노동자들의 노동강도 강화와 노동조건 악화를 초래함. 이에 더해 5-6년 후면 JR 전체 노동자의 40% 이상이 정년퇴직을 맞이하게 됨. 그런데 JR은 외주화를 통해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나, 숙련공백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심화하고 있음.

 

○ 대형사고에 관해서는 기존의 주된 사고 원인이 민영화의 정치적 목표였던 노동조합 약화의 직접적인 결과였다면, 최근의 대형사고는 외주화의 부정적 측면이 겹쳐져 발생하고 있음. 이전에는 국철이 모두 담당하던 업무를 복수의 외주업체가 작업을 수행하다 사고가 발생함. 노동안전 역시 마찬가지임. JR동일본은 잘 정비된 사고예방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나, 본사 직접고용 노동자들에게만 적용되고 있음. 일본의 철도산업에서도 ‘위험의 외주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 외주화가 진전됨에 따라 일본 철도의 '안전신화' 역시 무너지고 있는 것임.

 

○ 외주화의 가장 큰 문제점 중 또 하나는 사고 대응 역량의 약화임. 자회사 역무 노동자는 운전취급이 금지되어 왔고, 또 자격 및 숙련을 결여하고 있어 적절한 대응이 어려움. 때문에 2000년대 후반 이후 역무 외주화가 심화되면서 사고 대응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점이 나타남.

 

○ 일본의 사례는 한국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과 관련하여 생명안전 관련 업무의 직접고용 원칙이 협소하게 적용될 때의 문제점 또한 보여줌. 역무 외주화의 경우 본사 측에서는 자회사 역무책임자(관리자) 이외에 조반장급을 포함한 노동자들에게는 직접 업무지시를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으나, 인명사고 발생 시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허용하고 있음. 이 점은 일본 내에서도 끊임없는 위장도급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음.

 

○ 최근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주목할 일이지만, 자회사 설립을 통한 고용안정화의 길이 열렸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러움. 철도 및 에너지산업과 같이 안전 및 대국민 서비스와 직결된 기간산업의 경우, 고용 및 노동의 형태와 내용이 공공서비스의 형태와 내용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일본의 민영화와 외주화, 비정규직 증대의 폐해는 한국에서도 현재 진행형인 사례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