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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안전과 관련된 국가의 행위는 시장화된 위험산업과 국가가 관할하는 공공부문 위험산업에서 이루어진다. 국가 개입이 제한적인 전자보다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후자에서 공공안전은 국가 역할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 글에서는 공공부문, 그 중에서도 궤도교통을 중심으로 국가가 어떻게 공공안전을 위협하고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 
 
 

< 416 세월호 참사 1주기공공안전 실태와 대안 시리즈 2>

※ 4ㆍ16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되었다. 세기의 사건으로 기록될 이 참사의 시간대 속에서 박근혜 정부는 ‘국가를 개조해야 한다’고 약속했지만, 진실 규명은커녕 공공 안전을 위한 후속조치도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사회공공연구원은 공공 안전의 실태를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이슈페이퍼를 6회에 걸쳐 발표한다.

 

 

[주요 내용]

 
□ 공공부문 안전관리 양상: 규제와 탈규제의 이중주
 ○ 공공부문 내 위험산업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관리는 ‘규제’와 ‘산업 진흥’으로 대별됨
 ○ 산업 진흥이란 산업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 목표를 지니기에 시장화를 추구. 산업 진흥은 다른 말로 탈규제를 일컬음. 
   - 국가는 공공부문 안전관리에도 탈규제 정책을 자주 구사해 옴. 안전에 대한 탈규제는 공공안전을 시장에 내어주고, 자본의 돈벌이 대상으로 전락시킴. 
   - 공공부문에 민간 경영기법을 도입하고, 공기업을 수익성 중심으로 운영하는 신자유주의적 관리 역시 탈규제의 중요한 유형임.
   - 국가는 산업 진흥의 허울 아래 공공안전의 탈규제 정책을 수행하면서 ‘안전의 상품화’에 기여하고 있음.
 ○ 안전철학이 없는 정부의 잘못된 규제도 안전을 저해함. 
   - 여기서의 규제는 안전정책 외에도 안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공기업 경영평가와 인사정책 등을 포함. 결국 안전 실태와 현장의 안전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무수한 법령과 관리 정책, 매뉴얼이 위험산업 현장을 잠식하게 됨.
   - 잘못된 규제로 인해 안전업무 위계화, 관료나 전문가 중심의 의사결정, 공식화된 규정 증가 등와 같은 ‘안전의 관료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 
   - 안전을 관료화시키는 정책이 전면화되면서 현장과의 소통은 부재한 통제 중심의 수직적 규제체계가 관철됨. 
   - 안전에 관한 암묵지를 보유한 일선 노동자는 위에서 부과한 규정에 순응해야 하는 수동적 객체에 불과함. 이들은 안전 관리구조에서 배제되며, 이들이 안전을 자발적으로 ‘체화’할 조건은 훼손됨. 
   - 안전의 관료화가 진행될수록 예측불가능한 위험에 유연하게 대처하기가 용이하지 않음. 틀에 박힌 관료적 시스템은 대응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임.
 
□ 안전의 상품화를 추동하는 탈규제 정책
 ○ 차량노후화에 대한 방치와 차량 내구연한 폐지
   - 상대적으로 운행역사 긴 서울메트로(전체 차량 중 41%가 21∼25년)와 부산교통공사(총 776량 중 25년 이상 132량, 21∼25년 84량)에서 차량 노후화 문제가 심각함. 이미 과거의 내구연한 기준 25년을 초과한 차량이 계속 운행 중에 있음.
   - 궤도 공기업들이 차량 사용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된 제도적 배경에는 내구연한을 늘리고 종국엔 삭제한 철도안전법 개정이 자리잡고 있음. 이제 노후 차량에 대한 잔존수명 평가를 통해 5년 단위로 무한정 차량 수명을 연장할 수 있게 됨. 
 ○ 신규 차량 검사체제의 시장화 확대 정책
   - 서울도시철도의 7호선 SR 모델은 검사 시장화의 확대로 심각한 안전 문제가 발생한 사례. 
   - 2009년 이명박 정부가 규제요인 해소 명목으로, 철도안전법 상 차량 검사기관 지정시 필수요건인 ‘수행실적’ 기준을 삭제하고 업무수행 능력을 완화시킴. 이러한 탈규제 정책 으로 인해 수행실적이 전무했던 모 신생업체가 검사기관에 지정됨. 
   -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신생검사기관의 검수를 받고 SR 차량을 도입하였는데, 이 모델은 실제 운행에 투입된 직후 무수히 많은 안전 문제를 일으킴. 차량의 안전 문제가 검사기관만의 책임은 아니지만, 규제 개혁 차원의 검사체제 시장화 확대 정책이 결함 덩어리의 차량 도입에 일정 정도 원인이 되어 지하철의 안전을 위협함.
 
□ 안전의 관료화를 심화시키는 규제 정책
 ○ 충분한 안전인력의 확보 저해하는 정부 정책
   - 안전 시스템에서 숙련된 현장 인력의 확보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임. 그러나 현재 궤도교통에서는 안전인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현장의 안전요구는 무시한 채, 관료적 규제 정책이 강력하게 실행되어 옴.
   - 중앙 및 지방공기업 경영평가는 인원 감축의 기저 요인을 작동. 경영평가 계량 지표들은 인력 규모가 작을수록, 그리고 인건비 비중이 낮을수록 높은 성과로 계측. 안전을 도외시 한 경영효율 중심의 관료적 규제 속에서, 현장안전 인력은 지속적으로 감축됨. 
   - 인건비 성과평가로 말미암아 각 궤도사업자들은 정규직 인력을 줄이고 대신 해당 업무를 민간위탁, 곧 외주화하는 방식을 취함. 
   - 인력 감축과 외주화는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는데, 인력 감축 사태와 안전관리체계의 완화가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어 있음. 즉 인력 구조조정을 위해 각종 검사 주기를 완화하고, 그에 대한 규정에 수립되면, 인력 감축이 이뤄짐. 이후 감축된 인력으로도 안전관리가 힘들어지면, 다시 검사주기를 후퇴시키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음.
 ○ 사고 은폐를 조장하는 정부 정책
   -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사고들은 단순히 개인 잘못이 아니라 시스템의 특정부문이 취약해졌다는 신호임. 이러한 오류는 조직에 보고되어야 하며, 보고 사례는 전체 안전 시스템 개선의 효과적 수단이 됨. 사고 보고는 대단히 중요함.
   - 하지만 중앙 및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의 안전 성과지표는 오히려 이러한 안전패러다임에 역행. 즉 철도사고 건수, 사망자수, 운행장애 건수, 안전사고 발생 건수 등 평가지표로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 기관뿐만 아니라 개인별 및 부서별 평가지표로서 활용됨.
   - 이러한 평가체계에는, 사고건수 지표로 일선 노동자의 행위를 통제함으로써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음. 하지만 현실에서는 언론 등에 노출되지 않는 상당수 사고가 현장단위에서 무마되고, 은폐됨. 그 이유는 사고를 보고할수록 기관 및 개인, 팀 평가에 마이너스가 되기 때문임. 
 
□ 공공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정책적 제언
 ○ 안전에 대한 민주적 통제 구조의 수립을 위해 시민, 일선 노동자가 참여하는 안전거버넌스를 각 위험 산업 분야별로 구축해야 함. 
 ○ 규제개혁위원회의 역할과 현행 구조에 대한 전면적 개혁이 요구됨.
 ○ 국가 정책 전반을 공공안전의 관점에서 심의할 독립적인 안전 규제기구가 필요.
 ○ 궤도 분야를 포함해 공공부문 내 위험 산업에 대해서는 현행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제외하고, 안전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운영평가 체계를 도입해야 함.
 ○ 궤도안전에서는 현장 안전 인력의 재확충과 외주화 범위를 재검토해야 함.
 ○ 궤도 사업장에서의 관료적, 노동 통제적 관리체계를 개선해야 함.
 ○ 사고 발생시 징벌주의보다는 원인규명을 중시하고, 사고보고를 장려하는 안전문화를 구축해야 함.